민들레에서는 한 학기를 마치면서 세 가지로 평가를 진행함.
- 자기 돌아보기 : 자신이 학기초에 세웠던 자기 배움의 목표에 대한 평가
- 교육과정 평가 : 민들레 전체 구성원(학생, 길잡이)이 함께 교육과정(형식적, 비형식적)에 대해 평가하고 개선 방법을 의논
- 길잡이 교사와 강사의 코멘트 : 활동의 목표를 중심에 두고, 학생이 활동에서 보였던 지성(지적인 성장, 학습태도의 부분), 감성(자기주장, 정서적인 부분), 사회성(공동생활, 관계)에 관해 코멘트
아래 글은 2021년 1학기를 마치고 학생에게 발송한 '그룹미팅' 활동에 대한 길잡이 교사의 코멘트입니다.
(개인정보는 삭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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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미팅은 뭐하는 시간이었나?
여러분들이 민들레 문을 두드리고 교육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아마도 그룹미팅이 뭐하는 시간인지 가장 이해가 잘 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함. 민들레 시작 전에, 전환 여행 중, 본격적으로 1학기를 시작하면서 계속해서 설명하였음. 게다가 1학기 중간중간 그룹미팅에 손님이 오면서 그룹미팅에 대한 소개 시간이 있었음. 그 때마다 듣는 사람에 맞게 그룹미팅이 어떤 활동인지 소개했었음. 그룹미팅을 한 학기 경험하여 이제는 그룹미팅의 정체를 체득한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설명해 보려고 함.
그룹미팅은 일상 배움의 공유회이자 비평회였음. 피드백을 통해 내가 모르던 나에 대해 알게 되고 다른 사람의 배움 공유를 통해 내가 캐치하지 못한 배움을 알게 하는 시간이었음. 나아가 민들레의 교육과정의 개선지점을 짚어보고 나의 참여 태도에 대해서도 돌아보았음.
내용으로는 일상 나눔이 절반정도의 비중이었고 나머지 시간은 ‘생각한다는 것’, ‘배움계획서’, ‘나는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 ‘5.18 민주화운동 공부’, ‘돋움여행 나눔’, ‘진로 영화(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감상 나눔’, ‘자기 돌아보기’를 진행함.
여기에 적은 ‘1학기 돌아보기’를 읽어보며, <나에게 그룹미팅은 어떤 시간이었는지>, <그룹미팅이 나에게 ‘일상 배움의 공유회이자 비평회’로 작동했는지>, <나는 어떤 태도로 참여했는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2학기 첫 주에 비평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람.
일상 나누기는 나를 객관화해서 보는 시간
매주 일상 나누기를 진행하고 1학기 마칠 때 쯤 그동안의 일상 나누기를 모두 모아서 확인하였음. 이 과정 자체가 자신의 1학기이 전반적인 일상을 조망해서 보는 자기 객관화의 시간이기도 했음.
민들레를 시작하는 3월에는 다들 힘을 내는 시간이었음. 사적인 시간이 없이 다른 사람들과 11일을 보낸 제주 여행은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방학 때 에너지를 비축하기도 했고 새로운 학기를 시작한다는 긴장감에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지만 다들 무사히 마칠 수 있었음. 4월부터는 에너지가 떨어지고 이런저런 어려움이 생기는 사람도 있었고, 여전히 새 학기의 긴장과 기대로 힘을 내는 사람도 있었음. 5월부터는 민들레가 익숙해지고 긴장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다시 자기가 가지고 있었던 습관과 패턴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기였음. 돋움여행을 통해 기분 전환과 더불어 에너지를 북돋으려 하였음. 6월은 각자의 상태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시기임. 돋움여행을 통해 회복한 에너지를 가지고 학기 마무리까지 자신의 일상의 배움을 상승세로 끌어가는 사람과, 돋움 여행을 통해 잠시 환기가 되긴 했지만 금방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려고 하는 사람으로 나눠졌음.
스스로 자신의 한 학기를 돌아보며 나는 어떤 때 에너지가 떨어졌는지, 무엇이 나를 어렵게 만들었는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를 마치 제3자를 보듯이 비평해 보길 바람. 일상에 대한 피드백은 그룹미팅에서 이미 충분히 나눴기 때문에 지금 더 덧붙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함. 다만 대부분의 성장은 마치 계단식의 그래프처럼(┏━┛) 별로 변화가 없어 보이는 하루하루가 계속되다가도, 그 하루가 충분히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올라가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람. (물론 어떤 충격적인 한 번에 경험에서 성장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드문 일임)
피드백이 중요했던 시간
월요일 3분의 2에 해당하는 4시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전반적으로 우리 그룹 구성원들이 열심히 이야기를 나눴고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었다고 생각함. 길잡이가 강사가 되는 시간이 아닌, 질문을 던지고 진행을 돕는 사람으로 축소되고 그룹원들이 자발적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시간이었다고 저는 평가함. 그러면서 각자는 한 주에도 꽤 많은 피드백들을 받게 되었음.
각자가 처한 개별적이고 특수한 상황이 있겠지만, 일주일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또래집단이 하는 고민에는 공통점이 많았음. 그렇기에 열 사람의 생각과 경험만 모으더라도 충분히 좋은 피드백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함.
이 피드백들을 각자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고민이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팁으로 가져갔는지 돌아보길. 만약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다면 2학기 때는 좀 더 마음을 열고 피드백에 귀 기울이고 기록하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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